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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Note2009. 8. 1. 09:34
  얼마 전에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셔서 외가에 갔었다. 그곳에서 겪었던 일이다.
  우리 외가에는 나랑 동갑인 외사촌이 두 명 있는데, 문제는 이 세명 다 별로 친하지는 않았다. 서울 사는 남자 사촌 한명은 안본지 10년이 넘어가고 여자 사촌 한명은 명절 때마다 보지만 서로 그냥 머쓱하게 지내고 그랬었는데, 이번에는 웬일인지 서로 말도 하고 나중에는 술도 같이 마셨다.
  덕분에 많이 친해지고 갔었는데, 묘하게 기분이 좋았다. 기분이 이상해서 뭐지? 하면서 생각해 봤었다. 
  나는 우리 부대에 내 동기가 없다. 처음에는 동기가 없어서 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나는 무슨 일이든 무엇을 할때 내가 모든것이 내 눈에 들어와서 내 스타일대로 행동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과 일하면 일이 잘 안되곤 한다. 군에서는 선임이랑 하면 선임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겠고 후임이면 내가 다 알아서 하면 되겠지만 동기랑 하면 같은 입장이라 괜히 불편해지고 또 '네 동기는 이런데 넌 왜이러냐' 이런 소리같은것도 듣기 싫어서 차라리 없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군생활 1년 반정도 하다 보니 조금씩 외롭다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윗사람은 윗사람대로 아랫사람은 아랫사람대로 마음 놓고 말해도 어딘가 숨기고 절제해야 하는 구석이 있다. 처음에는 이게 별거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오래가니까 생각보다 크더라. 좋은 일이 있거나 슬픈 일이 있거나 같이 나눌수가 없더라.
  그런 와중에 나랑 같은 나이의 사촌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했었다. 덕분에 많이 친해졌었고. 상쾌해졌다고 할까? 위아래 상관 하지 않고 그렇게 이야기를 정말 오랫만에 했다. 그렇게 술 한잔 같이 하면서 즐겁게 이야기를 한게 얼마만인지..  마음놓고 말할수 있다는게 얼마나 좋은 것인가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하는 일이였다.
Posted by 머리